
저는 22년 차 직장인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금융은 잘 모릅니다.
정확히는 모른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뉴스에서 금리 인상, 부동산 정책, ETF 같은 단어가 나오면 어느 정도 알아듣는 척했습니다. 본인 경험에 비춰서 해석했고, 그 해석이 대체로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금융을 모른다지만, 나름 책을 좋아하고, 수십년 동안 경제 활동을 해왔고 꾸준히 뉴스를 읽어왔으니까요.
그런데 며칠 전 퇴근길에 챗 GPT와 금융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제 사고에 큰 구멍이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저는 경험론자였습니다. 직접 겪어본 것, 주변에서 본 것, 뉴스에서 반복적으로 본 것을 바탕으로 사고했죠. 사회생활 22년의 경험이 단단한 사고의 기반이 되어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금융은 경험론으로는 절반밖에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돈의 가치가 오른다. 그러니까 예금이나 채권으로 미래 가치를 사면 좋겠지."
직관적으로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정반대더군요. 금리가 오르면 돈의 가치가 오르는 게 아니라, 돈을 빌리는 비용이 비싸집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빌리지 않고, 빌리지 않으니까 시장에서 돈이 안 돌고, 안 돌면 경기가 식어요. 즉, 금리 인상은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좋은 시기"가 아니라 "시장의 속도를 늦추는 브레이크"였습니다.
이런 식의 발견이 몇 달 동안 계속 이어졌습니다.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절반만 알고 있었거나, 정반대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 몇 달의 공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금융은 돈을 버는 게임이 아니라 망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게임이다.
저는 22년 동안 일해왔고, 그동안 "어떻게 더 벌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망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솔직히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망하지 않는 건 그냥 디폴트로 주어지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안 망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금융의 시각에서 보면 "망하지 않는 것"은 디폴트가 아니라 설계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의식적으로, 구조적으로 설계해야 하는 것.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생각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저처럼 금융을 잘 모르는 직장인이 분명 많을 텐데.
저처럼 오랜 시간 경험론으로만 사고해온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텐데.
한번 내가 배우는 과정을 글로 써보면 어떨까.
그래서 시작합니다. 직장인의 금융 공부.
전문가의 강의가 아닙니다. 차트도, 종목 추천도, 투자 기법도 없습니다.
제가 발견한 것들 무엇을 잘못 알고 있었는지, 무엇이 새로 보였는지, 어떤 구조가 머릿속에 새로 자리잡았는지 그걸 정리하는 글 입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같이 배워봅시다.
계속.